
한일전 결승의 밤. 경기 시작까지 시간은 남았지만 스타디움은 이미 둥둥 울리는 북소리와 함께 양쪽 관중의 열기로 녹아내릴 지경이다. 붉은 물결과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관중석은 진작부터 신경전이 넘쳐난다. 경기가 시작되고 주심 이름이 전광판에 떠오른다. 김 준. 한국계 일본인. 3초간 정적. 그리고 각자의 희망찬 해석, 그리고 불안감. “피는 못 속이지. 한국 편일거야” “일본 국적이잖아. 못믿어” 준의 심판 경력이 아닌 국적과 혈통이 순식간에 그를 재단한다. 준은 담담하게 센터서클로 걸어 들어왔다. 잔디가 스터드에 눌리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그의 귀에 또렷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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